어버이날이며 석가탄신일인 5월 8일에 서산에 위치한 개심사를 찾았습니다. 왕벚꽃과 청벚꽃이 정말 유명한 사찰이어서 꽃이 피었을 때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올해는 그 시기를 못 맞췄지만, 불교에서는 특별한 날이어서 개심사 가는 길은 기대로 가득 찼습니다. 가족들도 개심사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는지 모두 즐거운 분위기였습니다.
개심사 가는 길은 신창저수지를 둘러서 들어가기 때문에 매우 경치가 좋았습니다. 특히, 저수지를 둘러싼 언덕 위에는 소들이 100마리도 넘게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위태로운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차를 세우고 그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길이 데크로 되어 있어 잘 꾸며놨다 했는데 여기가 노을이 머무는 바다, 바람이 쉬었다가는 산이 어우러진 서산 아라메길의 일부였습니다.
개심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개심사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개심사로 올라가는 길은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길이고 하나는 차도로 연결되어 있는 길이 었습니다. 아무래도 차도가 내려오는데 좀 더 편할 거 같아서 올라갈 때 계단길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길을 따라 좀 올라가니 개심사 입구라고 있는 비석이 사람들을 맞이 해주었습니다. 그때부터 계단이 시작됩니다. 걷기가 많이 불편하신 분은 올라가기 힘들 수 있겠지만, 웬만큼만 걸으면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멀리 개심사의 기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개심사에 도착해서 먼저 사람들을 맞이해 주는 것은 동종이었습니다. 정말 맑은 소리가 날 것 같은 종이었는데 그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내부를 둘러보다 보니 불타는 듯한 모습을 가진 나무와 150년 된 보호수가 인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사찰이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어느 한 부분 지루할 틈 없이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석가탄신일 행사가 끝난 뒤에 방문해서 사람들이 그리 많이 있지는 않았지만 행사를 한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개심사에서 유명한 대웅보전에서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행사를 끝내고 나눠주는 떡을 먹으며 사찰 내부를 즐겼습니다. 올라오면서 특이했던 것은 다른 곳은 주로 연못에 동전을 던져놓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사람들의 손이 닿는 곳에 동자승이 기도를 하는 동상에 소원을 빌며 돈을 얹어놓은 것이었습니다.
끝으로 마침 마진식 화백이 전시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제가 "개심사 - 마음 씻고 마음 열고" 였습니다. 야생화를 너무 탐스럽고 이쁘게 그려서 한참을 보았습니다. 딸아이도 몇 개의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한참을 쳐다보고 어느 게 마음에 든다 하면서 좋아했습니다. 마진식 화백이 그 자리에 있어서 그림 설명도 해주고 사람들과 대화도 해주었습니다. 전시회 일정을 보니 5월 8일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마진식 화백은 서산에 달빛 미술관을 열어 야생화 전시를 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림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다음에 달빛 미술관을 한 번 찾아가 봐야겠다고 찜해놨습니다.
태안에 다녀오는 길에 개심사를 다녀온 것은 너무나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사찰 이름 그대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이 만든 건축물의 조화를 보며 마음을 열고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고 왔습니다. 언젠가는 서산 아라메길도 한 번 걸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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